[힐링 음식] 라면의 고마움에 대하여 - 신라면, 비빔면, 짜파게티

힐링 음식 - 라면?

 

입맛이 없을 때, 시간이 없을 때, 좀 출출한데 간단히 뭔가 먹고 싶을 때, 바다, 등산, 캠핑 갔을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음식이자 먹고 싶은 음식 중의 하나는 라면일 것이다. 라면은 건강엔 좀 그렇다 치더라도 마음에 힐링이 되어 주는 음식임엔 틀림없다. 나름 저렴한 가격에 적지 않은 만족감을 주는 가성비 최고의 음식이 라면이지 않을까.

 

요즘엔 라면 종류가 하도 많아서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될 때가 많은데 선택하기 어려울 때 그냥 쉽게 손이 가는 라면은 신라면이다. 특별히 신라면이 아주 맛있기보다는 늘 먹어 왔던 라면, 큰 실망을 안겨 주지 않은 라면, 무난한 라면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그러다가도 요즘 같이 날씨가 더운 날, 스트레스 받는 날, 좀 색다른 게 땡기는 날, 그럴 때는 비빔면을 택하기도 한다. 귀찮니즘이 덜한 날에는 비빔면 위에 오이를 얇게 썰어 넣기도 하고 삶은 달걀을 반으로 잘라 넣어, 비주얼에 신경 쓰기도 한다. 그러면 그 시원함은 배가 되고 보기에도 좋아 사진을 한 장 찍어 두기도 한다.

 

짜장면이 먹고 싶은데 시키기도 귀찮은 날, 그런 날은 짜파게티 같은 걸 해 먹는다. 짜장 라면은 국물이 없기 때문에 양이 좀 부족하기도 한데 그럴 땐 남은 양념에 밥을 비벼 먹거나 달걀을 하나 올려서 먹으면 그 부족함을 채울 수 있다. 시켜 먹는 짜장면보다는 확실히 뭔가 부족하지만, 나름 간단하게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를 때울 수 있어서 좋다.

 

짜파구리 같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퓨전 라면도 한 번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요리에 이렇다 할 소질이 없는 나에게는 한 가지 라면을 만드는 것도 적잖은 고민을 하게 되는데, 두 가지를 혼합하여 창조시키는 라면은 아직까지 도전해 볼 염두가 나지 않는다.

 

 

짜파구리 - 기생충

 

사실 매일매일 라면을 먹으면 지겨울 수도 있는데 하루에 한 끼 정도는 매일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라면을 좋아한다. 요즘엔 그래도 건강을 생각해서 라면에다가 채소를 얹어 먹는다. 집 냉장고 어딘가에 굴러 다니는, 조금 있으면 시간이 지나 못 먹을지도 모르는 채소를 골라 라면에 다 넣어 버리면 왠지 채소를 살려 냈다는 뿌듯함과 함께 건강도 챙기는 기분이 든다.

 

라면을 너무 자주 먹는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간혹 있다. 그럴 때마다 작년 5월 향년 92세에 돌아가셨지만, 49년간 삼시 세끼 '안성탕면'만 드시고 장수하셨던 할아버지 다큐멘터리를 떠올리며, 오히려 라면이야말로 장수 음식일지도 모른다는 편협한 생각과 함께 스스로 위안을 해 보기도 한다.  

 

라면이 없었으면, '삶이 얼마나 더 팍팍했을까' 생각하며, 라면에 대하여 고마움을 느낀다. 힐링 음식? 치킨, 삼겹살, 짜장면, 김치 아님, 요즘 같은 더운 날, 건강에 좋다는 삼계탕이나 면역력에 좋은 수많은 재료들도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단연 값싸고 맛있는 라면이 최고의 힐링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