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에 등재된 정답다 참답다 꽃답다 등에서 알 수 있듯이 '답다' 앞에 있는 말의 의미를 알 수 있다. 그리고 친구답다 아빠답다 인간답다 등의 단어도 '답다' 앞의 말의 뜻을 쉽게 알 수 있다.
'답다'로 만들어진 파생어 중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아무래도 아름답다란 말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그리고 너무나 자주 사용하는 아름답다의 어근 '아름'의 뜻은 가설 혹은 추측으로만 존재한다.
아름답다 어원의 기존 설
기존에 가장 많이 재기된 설은
1. 꽃 한 아름을 따서 주다 할 때 '아름' (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
2. 알다 앎에서 변하여 '아름' (지식)
3. ‘私有’ 사유 혹은 아유란 말이 '아름'이 되었다 (내가 가진 것)
인터넷에 나와 있는 글들을 보면 이중에서도 3번째 가설이 유력하다고 믿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3번째 가설에서 내가 가진 것답다 혹은 나답다로 해석하여 내가 낳은 아기가 나를 닮은 것을 아름답다고 여기는 것이다. 나름 감동적이기까지 한 해석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름답다의 어원 뜻에 대한 국립국어원의 답변을 보면 3번째 가설이 설득력이 있다라는 얘기가 달라진다.
국립국어원 답변
● 날짜 : 2016. 12. 15.
<질문 요약>
아름답다에서 -답다 는 접사라고 알고 있는데 그럼 여기서 아름의 뜻은 뭔가요.
<국립국어원 답변 요약>
· ‘아’의 원뜻에 대해서는 아직도 확실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 아직 정설은 없으나 이들 가운데에서는 ‘아’을 ‘私有’의 뜻으로 보는 어원 설이 그런대로 믿을 만하다.
→ 즉 3 번째 가설이 그런대로 믿을 만하다고 답하고 있다.
● 날짜: 2021. 2. 25.
<질문 요약>
아름-'이 어디에서 생겨난 말인지 궁금합니다.
<국립국어원 답변 요약>
· ‘아답다’는 어근 ‘아’과 형용사파생접미사 ‘-답-’이 결합한 것이다. 어근 ‘아’의 정확한 의미는 알 수 없다.
· 중세국어에 ‘개인적인 것, 사사로운 것’을 의미하는 ‘아’은 ‘아답다’의 ‘아’과 형태는 동일하나 의미상으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 이 두 가지 질문 답변 내용을 보면 2016년에는 '私有’라는 3번째 가설에 손을 들어주는 듯했으나 최근인 2021년에는 다시 모른다는 원점으로 돌아간 듯하다. 즉 국립국어원의 답변은 '아름'의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다는 것이다.
→ 그럼 기존에 가장 많이 알려진 세 가지 가설에 대해 나름 시간을 들여 고민했다고도 볼 수 있는데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라는 답변을 내놓은 것을 보면 세 가지 가설 모두 증명할 수 없다는 말이 될 것이다.
아름 = 아람의 뜻
그래서 단순한 방법이긴 하지만, 새로운 가설을 하나 제시해 보고자 한다.
다시 사전으로 돌아가서 아름이란 단어를 찾아봤다.
아람은 화살표(→)와 함께 나와 있는데 여기에 화살표 표시(→)는 '표준어 뜻풀이를 참고'하라는 말이다. 즉 아름 세 번째 말의 표준어는 '아람'이 된다. 그래서 아름의 표준어인 아람을 찾아보면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
'아람'의 뜻은 밤이나 상수리 따위(등)이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 또는 그런 열매라고 나와 있다. 다시 간단하게 써 보면, 밤이나 상수리 혹은 그것과 비슷한 열매가 잘 익은 상태 혹은 그 열매라고 할 수 있다. 즉,
· 아름 = 아람
· 아름답다 = 아람답다
아름답다 = 아람답다의 뜻은,
1. 밤이나 상수리 혹은 그것과 비슷한 열매가 잘 익은 것과 같은 성질 혹은 특성이 있다.
2. 밤이나 상수리 혹은 그것과 비슷한 잘 익은 열매답다.
밤과 상수리 열매
밤이나 상수리 같은 열매의 잘 익은 모습은 어떠할까?
아름답다의 새로운 설 제안
밤과 상수리 열매의 사진을 보면 그리 아름답지(beautiful) 않게 보일 수도 있다. 조금 감성적 포인트와 구약성경 내용, 열매의 범위를 확대하여 3가지 이유를 제안해 본다.
1. 까칠까칠한 껍질 속에서 드러낸 매끄러운 열매 (사진)
2. 생명력이 강한 성스러운 열매 (구약성경)
공교롭게 느낄지도 모르겠으나 구약성경 이사야 (6: 13)에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함께 등장한다.
"그중에 십 분의 일이 아직 남아 있을지라도 이것도 황폐하게 될 것이나 밤나무와 상수리나무가 베임을 당하여도 그 그루터기는 남아 있는 것 같이 거룩한 씨가 이 땅의 그루터기니라 하시더라."이사야 (6: 13)
즉, 밤나무와 상수리나무는 잘리더라도 다시 자랄 수 있다는 생명력이 강한 나무라 여기고, 그 생명력은 거룩한 씨로 비유된 밤나무 열매와 상수리나무 열매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3. 아름다운 열매들 (열매 범위 확대)
마지막으로
아름답다의 사전적 정의는 '보이는 대상이나 음향, 목소리 따위가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눈과 귀에 즐거움과 만족을 줄 만하다.'이다. -답다의 접미사와 함께 쓰이는 단어들은 어근의 뜻을 알 수가 있는데 아름답다의 '아름'은 몇 가지 설만 있을 뿐 아직도 정확한 뜻을 밝혀 내지 못하고 있다.
사전에서 나오는 아름의 세 번째 말은 '아람’이 표준어인데, 밤이나 상수리 같은 열매의 잘 익은 모습이라는 뜻이다. 이 말을 확대 해석하여,
1. 까칠까칠한 껍질 속에서 드러낸 매끄러운 열매
2. 생명력이 강한 성스러운 열매 (구약성경)
3. 아름다운 열매들~답다라는 뜻으로 새로운 설을 제안해 보았다.
단어의 어원을 모두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의 어원에 대해 고민해 보고 찾아 내려는 노력은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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