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코가 석자다 뜻과 그 이유
'내 코가 석 자' 혹은 '제 코가 석 자'란 속담은 누구나 한 번쯤 사용해 보거나 들어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언제 사용하는지도 알 것입니다. 자신이 아주 바쁘거나 자신의 상황이 훨씬 심각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요청을 거절할 때 자주 사용됩니다.
근데 얼핏 이 단어들을 하나씩 보고 이 속담을 이해하려고 하면 왜 '내 코가 석 자'란 속담의 풀이가 '바빠서 남을 도와줄 여유가 없다'라는 뜻이 되는지 쉽게 알 수가 없습니다.
여기서는 '내 코가 석 자'의 뜻과 풀이를 사전적 정의와 옛 문헌을 참고하여 자세하고 쉽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내 코가 석자'라는 속담과 같은 뜻을 가진 우리나라 고유의 사자성어 오비삼척(吾鼻三尺) 에 대해서도 알아보겠습니다.
속담 사전 정의
우선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이 속담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전적 정의는 '내 사정이 급하고 어려워서 남을 돌볼 여유가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 우선 '석 자'라는 의미를 사전에서 보면, '석 자'의 '자'의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내 코가 석 자의 '자'의 뜻
사전에서 보듯 '자'는 길이의 단위로 한 자는 30.3cm가 됩니다. * 자 = 척(尺)
"석 자"의 길이 계산
· 한 자 = 약 30.3cm
· 두 자 = 약 60.6cm
· 석 자 = 약 90.9cm
즉 내 코가 석 자란 말은 내 코가 약 90.9cm가 됩니다.
내 코가 석 자의 "코"의 뜻
그럼 나의 코의 길이가 약 90cm라서 바쁘다? 이러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도 있으나 이건 비약이 너무 크지 않은가 싶습니다.
그럼 여기서 코의 길이가 아닌 콧물이 길이라고 하면 어떨까요?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콧물이 나왔다'라는 말 대신에
'코 나왔다'라는 말도 종종 사용합니다. 실제로 사전에서 코의 두 번째 뜻은 아래와 같습니다.
코의 두 번째 뜻풀이에서 코와 콧물이 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콧물의 길이 = 90cm
즉 '내 코가 석 자'란 말은 다시 말하면 '내 콧물의 길이가 약 90cm'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다시 설명하자면, '지금 나는 90cm나 되는 콧물이 흘러나왔는데 아직 닦지도 못하고 있는 급하고 어려운 상황이라서 '다른 사람을 돕거나 신경 쓸 여유나 시간이 없다'라고 풀이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비체수삼척(吾鼻涕垂三尺) 뜻 = 내 코가 석 자
1678년, 조선 후기 학자 홍만종이 36세에 집필한 문학평론집 순오지(旬五志) 원문에오비체수삼척(吾鼻涕垂三尺)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 오(吾) = 나
▶ 비체(鼻涕) = 콧물
▶ 수(垂) = 늘어지다
▶ 삼 척(三尺) = 석 자
즉, '내 콧물이 석 자 늘어지다'이며 '내 코가 석자'를 한자로 옮겨 놓은 말이 됩니다. 또한, 오비체수삼척(吾鼻涕垂三尺)은 오비삼척(吾鼻三尺)이라 줄여 사자성어로 더 자주 사용됩니다.
"내 코가 석 자"의 코 = 콧물 근거
우선 순오지(旬五志)에 나온 말을 근거로 하면 '내 코가 석 자'의 길이는 내 코의 길이를 말하는 게 아니라 내 콧물의 길이를 지칭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내 코가 석 자' = '내 콧물이 석 자' = 오비체수삼척(吾鼻涕垂三尺) = 오비삼척(吾鼻三尺)
오비삼척(吾鼻三尺) = 우리나라 고유의 사자성어
1. 내 코가 석 자
2. 오비체수삼척(吾鼻涕垂三尺)
3. 오비삼척(吾鼻三尺)
여기 세 가지 말들은 중국이나 일본 문헌에 없는 말이며 현재에도 사용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 말들은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말로 '내 코가 석 자'라는 한국의 고유 속담이 '오비삼척(吾鼻三尺)'이란 고유 사자성어를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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